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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]92

토박이말바라기 2019. 7. 17. 10:57

[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]92 , 지름, 돌대, 곧은금

 

[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/ ()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]

 

 

오늘은 4284(1951) 펴낸 셈본 6-1’ 58, 5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.

 

58쪽 첫째 줄에 바로 옆이 나오고, 둘째 줄에 바로 위가 나옵니다. 이 말은 요즘 책에서뿐만 아니라 나날살이에서도 쓰는 말이라 다들 익으실 것입니다. 이렇게 옛날 배움책과 요즘 배움책에서 두루 쓰고 있고 직측면’, ‘직상이라는 어려운 말을 쓰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. 배우는 아이들 자리에 서서 어떤 말이 더 쉬운 말인가를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

 

다섯째 줄에 아주 반가운 말이 보입니다. 바로 이라는 말입니다. 사람들이 갖고 놀기 좋아하는 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. 요즘 배움책에는 라고 나오기 때문에 많이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. 하지만 앞에 풀이에 나오는 고무공처럼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 축구공’, ‘야구공’, ‘배구공처럼 ‘00의 짜임으로 된 말이 많습니다. 그리고 나날살이에서도 고무구’, ‘축구구’, ‘야구구’, ‘배구구라고 하지 않는 것도 잘 아실 것입니다. 옛날 배움책에서 을 쓴 것도 이런 까닭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.

 

일곱째 줄에 지름이 나옵니다. 아직 직경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많지만 요즘 배움책에서도 지름이라고 해서 좋습니다. 다만 반지름이라는 말에서 보듯이 한자말 과 비슷한 뜻을 가진 가웃이란 말이 쓰이지 않은 것이 저로서는 많이 아쉽습니다.

 

말모이 사전에 보면 되가웃 한 되 반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만 가웃을 따로 떼어 과 같은 뜻이라는 풀이는 없네요. 하지만 앞에 있는 하나치(단위)의 반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이 말의 뜻을 좀 더 넓혀서 가웃지름처럼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.

 

59쪽 여섯째 줄과 일곱째 줄에 걸쳐 나오는 공의 부피를 재어 보자. 어떻게 재면 좋겠느냐?”는 두 월이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좋았습니다. 그 다음 줄에 나오는 셈한다는 말도 반가웠지만 열셋째 줄에 나오는 돌대라는 말이 짜장 반가웠고 또 기뻤습니다.

 

요즘 배움책에는 안 나오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낯설어 할 수 있지만 바로 보자마다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을 것입니다. 거의 모든 분들이 회전축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도 다 아실 것입니다. 왜 이렇게 쉬운 말을 두고 굳이 회전축이라는 어려운 말을 쓰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안타까운 마음이 커집니다.

 

마지막 줄에 나오는 곧음금 직선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을 앞서 알려드려서 다들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. 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했던가요? 우리 아이들의 앞날을 생각해서 쉬운 말을 찾아내고 더 나은 말로 다듬어서 쉬운 배움책을 만드는 일에 힘과 슬기를 모았으면 좋겠습니다.

 

 

4352해 더위달 열이레 삿날 (2019 7 17일 수요일) ㅂㄷㅁㅈㄱ.

 

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은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다시 싣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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