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토박이말 살리기]1-96 맵자하다 오늘 알려 드릴 토박이말은 '맵자하다'입니다.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'모양이 제격에 어울려서 맞다'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과 같은 보기를 들었습니다. 옷차림이 맵자하다. 구름 같은 머리 쪽엔 백옥 죽절이 맵자하게 가로 꽂혔다.(박종화, 다정불심) 고려대한국어대서전에는 '(차림새나 모양새가) 꼭 맞게 어울려 맵시가 있다'라고 풀이를 하고 다음 보기를 들었습니다. 네가 그 옷을 입으니 맵자하게 잘 맞는구나. 두 곳의 풀이를 보니 '맵자하다'의 '맵'과 풀이에 나온 '맵시'의 뜻인 '아름답고 보기 좋은 모양새'가 이어져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철이 바뀌면 그에 따라 옷도 바꿔 입게 됩니다. 요즘에는 날씨가 추워져서 다들..
[노래에서 길을 찾다]23-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 오늘 들려 드릴 노래는 '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'입니다. 이 노래는 4316해(1983년)에 나왔으며 김승현 님의 노랫말에 김승덕 님이 가락을 붙여 남궁옥분 님이 노래를 불렀습니다.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으며 남궁옥분 님의 고운 목소리와 어우러져 오래된 노래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노래입니다. 노랫말이 '한없는', '환상', '시절'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는데 무엇보다 '벗', '그리움', '땅거미', '노을'과 같은 토박이말이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. '한없는'은 '끝없는'으로, '환상'은 '생각'으로, '시절'은 '때로' 바꿔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. 흘러 가는 하얀 구름을 벗 삼아 끝없는 그리움을 지우겠다는 ..
[토박이말 살리기]-살얼음 살얼음길 지난 이렛날(7일)이 눈이 많이 내린다는 한눈(대설)이었습니다만 제가 있는 곳에서는 눈은커녕 한낮에는 봄 날씨라고 해도 될 만큼 포근했습니다. 하지만 다른 높은 고장에는 올해에도 몇 차례 눈이 내렸다고 하지요. 날씨가 추운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듣는 기별이 있습니다. 지난 이레에도 다른 고장에서 이것 때문에 수레가 부서지고 사람도 다쳤다는 기별을 봤습니다. 그 기별 속에 나온 말은 다름 아닌 ‘블랙 아이스’였습니다. 우리가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주 보고 듣기 때문에 수레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낯익은 말일 것입니다. 그리고 ‘블랙 아이스’라는 말이 우리말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아실 것입니다. 이 말은 ‘검다’는 뜻의 영어 ‘black’에 ‘얼..